1. 저에게 수학은 행복과 거리가 먼 과목
저의 학창시절, 수학은 행복과 거리가 먼 학문이었습니다. 학문의 한자를 들여다보면 배우고 묻는 과정일텐데 수학에 의문을 가지고 선생님게 질문을 한 적은 절대로 없습니다. 수학이라는 교과목을 호기심으로 다가가기 보다는 성적과 관련한 강압적 힘에 억지로 다가갔습니다.
조정래 작가가 눈은 골에서 나온 부분으로 우리의 생각이 바로 직결되는 곳이기에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은 우리의 생각을 담고 있다라고 했듯이, 아직도 제가 수학에 쓰이는 기호를 보고 나서 곧바로 떠오르는 생각은 고통, 혼란, 어지러움입니다.
그러고 보면 쇼펜하우너는 인생은 고통으로 이루어졌고 애쓸수록 더욱 고통의 노예가 된다라는 믿음은 결국 아름다운 삶을 포기하고 금욕을 실천하는 삶을 택하였듯이 저의 학창시절도 수학으로부터의 금욕, 가능한 수학과 마주하지 않으려 노력하였습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보다는 행복은 수학이 아니잖아요가 그 당시 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2. 돌이켜보면 학창시절 성적이 좋았던 수학
참으로 신기한 사실은 수학에 흥미가 없다고 때로는 수학은 고통 그 자체로 여겨도 곧바로 수학 점수로 직결되지 않는다라는 사실입니다. 저는 수학 때문에 굴욕과 수치감을 때때로 받기는 했었지만, 대부분 좋은 성적을 받아왔습니다.(* 문제해결력과 수리력, 비판적 사고력이 좋지 않았던 저는 학교 수학 시험을 공부할 때,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풀이과정을 그냥 통째로 외워버렸습니다. 그래서 내신에서는 좋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다만, 수학능력시험에서는 외우는 것이 나오지 않으니 점수가 좋지 못했습니다. 재학당시 정시로 입학한 교대생 중에 수리 과목을 4등급 받고 온 학생을 보지 못했으니까요.) 그 좋은 성적을 받기까지 재미도 없는 수학을 얼마나 공부해야 했을까요? 지금 생각해보건대, 저의 수학 공부는 그릇응ㄹ 만듦에 있어 빚는 방법을 모르고 엉성한 그릇을 만들었는데 우연히 좋은 그릇을 만든 것이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질이 좋지 못한 그릇이 쉽게 상처받고 쉽게 깨지듯이, 수학은 언제나 저에게 깨질까봐 두려와 쉽게 다루지 못하는 그런 존재였습니다.
3. 수학과 마주하기
그럼에도 영원히 다시 마주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수학은 수능의 명분으로 12년 만에 저에게 다가왔었습니다.(*본인은 수능을 다시보고 교대생 장수생이 되었습니다.) 엄청난 두려움과 고통 혹은 수치와 굴욕을 대학 입학과 함께 겨우 넘었지만, 또 다시 이번에는 예비교사의 입장에서 수학을 다시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나의 학창시절에 깔린 수학에 대한 고통, 고민과 현재 예비교사로써 수학에 대한 자세는 며칠 전 읽은 알랭 드 보통의 에세이집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에서 여러 생각할 거리를 줍니다. 니체는 쾌락과 불쾌감은 서로 단단히 붙어 있고, 한 가지를 가능하게 하려면 불가피하게 다른 한 가지도 그 만큼 경험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 말을 바꾸어보면 처음의 실패와 성공사이, 또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 혹은 가치 사이에는 고통과 고통, 부러움과 굴욕감이 채워져야 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아프게 만드는 것이라고 해서 모두가 나쁘다는 것이라 할 수 없듯이 수학 또한 그러할 것입니다.
4. 나의 수학 역사
역사는 사건에 꼬리를 물고 있고 그 인간관계로 살펴보면 그 속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는 미래의 발전 기초가 됩니다. 저의 수학 역사에서 왜 수학을 흥미로워 하지 않았는지 왜 고통을 느낄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르네상사 시대에 라파엘로는 뛰어난 예술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의 명성으로 인해 열등감과 절망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그림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관찰을 통해 열등감과 절망감을 승화하여 그들의 장점을 체득하게 된 훌룡한 예술가가 되었습니다. 제 자신도 수학은 성취감보다는 고통과 굴욕감을 가져다 주었지만, 이러한 경험이 장차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필요하게 될 큰 주출돌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의 수학 역사를 교훈삼아 저를 위한 학문이 아닌 남을 위한 학문을 하도록 그리고 미래의 수학 교육을 위해 라파엘로처럼 정진하겠다는 학문의 자세로 나의 수학 역사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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